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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in 유럽

아마존을 능가하는 리테일의 혁신
유럽 최대 무인 매장 ‘자브카’의 비밀

이은서 | 364호 (2023년 0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폴란드 최대 리테일 기업 자브카는 편의점 체인 사업 위주로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최근 자브카가 무인 매장의 선구자인 아마존고보다 훨씬 많은 무인 매장을 보유하게 되면서 아마존을 경쟁자 삼아 유럽을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브카는 편의점이라는 정통 리테일 비즈니스로 출발했지만 기술 기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면서 혁신 기업으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특히 기존 편의점 사업의 확장뿐만 아니라 푸드테크, 금융, 물류, 의료 부문까지 넘나들며 마치 아마존과 월마트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월15~17일 사흘간 미국 뉴욕에서는 세계 최대의 리테일·유통 박람회 ‘NRF 2023: Retail’s Big Show(이하 NRF 2023)’가 열렸다. ‘NRF 2023’은 세계 최대 규모 소매유통 무역협회인 미국 전국소매연맹(NRF)이 매년 1월 개최하는 박람회로 지난 2013년 시작돼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전 세계 리테일 및 유통 산업의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NRF 2023에는 1000여 개 업체에서 3만5000여 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했다.

올해 NRF의 주요한 주제는 ‘기술 지원(개발)을 통한 고객 경험 개선(Tech-enabled customer experiences), 차별화와 경쟁(Differentiation and competition), 소비자의 매장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Culture impacts the store experience)’ 등 세 가지였다. 이 중 기술 지원(개발)을 통한 고객 경험 개선 부문은 기술이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많은 기업가가 관심을 갖는 분야다. 기술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한 대표적 사례는 ‘아마존고(Amazon Go)’다. 아마존고는 지난 2016년 시애틀에 1호점을 개장한 이후 무인 매장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2023년 현재, 미국 내 아마존고 매장은 28개, 영국에 15개로 총 43개이다. 그런데 이번 NRF에서는 유럽 최대 무인 매장 운영 기업인 폴란드의 자브카(Zabka)가 아마존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브카는 2021년 6월에 폴란드 포츠난(Poznań)에 최초의 무인 매장 ‘나노(Nano)’를 열었고 현재 유럽에만 50개가 넘는 무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의 개수만 놓고 봤을 때 자브카는 유럽 최대의 무인 매장 운영 기업일 뿐만 아니라 이미 아마존고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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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슈퍼마켓 그룹이 유럽 최대 혁신 리테일 기업이 되기까지

자브카그룹은 1998년 폴란드의 기업가 마리우시 시비탈스키(Mariusz Świtalski)에 의해 설립됐다. 마리우시 시비탈스키는 매년 포브스가 선정하는 폴란드 기업가 재산 순위 20위권에 드는 재력가다. 그는 1962년생으로 어린 시절을 보육원에서 보냈고 10대에는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도 다녀왔다. 하지만 1987년부터 시작한 무역과 유통업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는 일렉트로미스(Elektromis)라는 회사를 세워 1995년 포르투갈 무역 회사인 제로니모 마틴스(Jerónimo Martins)에 매각한 이후 본격적으로 리테일 시장에 뛰어든다. 1998년 첫 자브카 매장이 문을 연 이래, 현재 78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고 방문 배송, 문구 소매점 등까지 포함하면 총 9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폴란드와 유럽의 초대형 리테일 기업이 됐다.

자브카그룹은 크게 ‘자브카 폴스카(Zabka Polska)’와 ‘자브카 퓨처(Zabka Future)’라는 두 사업부로 구분된다. 자브카 폴스카는 자브카 편의점 매장 체인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업을 총괄한다. 여기에는 공급망, 물류 및 유통 사업이 포함된다. 자브카 퓨처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목표로 무인 매장과 같은 기술 기반 혁신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두 핵심 사업부 이외에 그룹 내에서 중점을 두고 운영하는 3개 브랜드도 자브카그룹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먼저 맥핏(maczfit)은 건강식 식단을 구성해 거의 완제품에 가까운 상태의 식사를 배달해주는 일종의 밀키트 브랜드다. 두 번째로 다이어틀리(dietly)는 폴란드 최대의 다이어트 식단 제공 업체 비교 플랫폼이다. 다이어틀리를 통해서 모든 다이어트 식단 케이터링 업체를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고 플랫폼에서 직접 주문도 가능하다. 세 번째 브랜드는 라이트(Lite)다. 라이트는 식료품 배달 서비스와 전자상거래를 위한 앱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브랜드로 일반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서만 주문할 수 있는 다크 스토어(배송 전용 매장) 시스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양적으로 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자브카그룹의 혁신 과정이다. 자브카는 약 7년 전부터 전통 리테일 산업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디지털 전환을 꾀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새로운 편의점 매장을 개발하기 위한 도전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자브카는 슈퍼마켓, 편의점 등 오프라인 공간을 넘어 자판기, 주유소, 온라인 주문 앱, 밀키트 등 일상 어디에서나 바로 곁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하나의 일상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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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확장을 통해 사업 영역의 경계가 무너졌다

아마존과 자브카는 둘 다 기술을 활용한 생태계 확장을 통해 무인 매장이라는 카테고리에 선도적으로 진출해 리테일 분야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실 리테일 업계의 변화는 예견된 것이었다. 온라인 쇼핑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보다 더욱 접근성이 좋은 선택지로 인식됐다. 여기에서 슈퍼마켓과 편의점을 비롯한 전통 리테일은 한정된 지역 기반 소비자들을 위한 사랑방이 될지, 기술을 수용해 변화를 꾀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리더가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2022년 3월 발간한 ‘식료품점을 넘어선 성장: 생태계 확장(Growing beyond groceries: The ecosystem expansion)’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리테일 산업의 미래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맥킨지는 식료품점은 우리 삶의 중심에 있는 장소이고 모두가 식료품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리테일이 가진 잠재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리테일 분야의 확장성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사용자들의 데이터 생성

● 매장 네트워크, 공급망, 라스트 마일 서비스 등과 연관돼 핵심 비즈니스를 넘어선 확장 가능한 플랫폼 보유

● 식품 분야뿐만 아니라 비식품 분야(예: 약국 소매, 금융 서비스 등)로의 확장

이처럼 리테일 부문은 단순히 ‘식료품 판매’라는 핵심 비즈니스 분야를 넘어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지닌 분야가 됐다. 더 이상 리테일이 오프라인 공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테일 플랫폼을 활용하는 좋은 방법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리테일에서 생태계는 ‘고객이 통합된 하나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니즈 충족이 가능한 제품 및 서비스의 집합’이라고 정의된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슈퍼마켓의 유통망을 사용해서 밀키트를 배달받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바로 생태계다. 성공적인 생태계란 다음과 같은 요소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이해관계자의 빈도 높은 사용

●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네트워크 형성

● 고객과 참여자의 가치를 복합적으로 만드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이 경우 생태계가 클수록 각 참여자에게 더 많은 가치가 부여됨

● 풍부한 데이터 활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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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생태계 구축의 선두 주자가 바로 아마존과 알리바바와 같은 기술 기반 대형 리테일 기업이다.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을 아마존 전용 신용카드 가입자로 이끌고 아마존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으로 유치하는 것은 더욱 용이하다. 즉, 아마존이 만든 생태계를 통해 기존 고객은 단순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닌 아마존이 구축한 생태계에서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충성도가 증가한다. 이는 신규 고객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는 좋은 유인 요인이 된다. 여기서 생태계라고 일컬어지는 ‘플랫폼’은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다양한 사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고 결국 기존 슈퍼마켓 또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은 무한히 다른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된다.

미국의 대형 마트인 월마트(Walmart)의 사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월마트를 방문하는 고객 수는 1주일에 1억50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1억5000만 명의 방문 데이터를 월마트가 보유한다는 의미다. 월마트가 마트로서만이 아니라 의료, 금융, 보험 서비스로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확장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월마트 안에는 대부분 약국이 있다. 이 약국 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코로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주요 인프라가 됐다. 백신 보급률과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이런 지역 마트를 일종의 로컬 허브로 사용하게 되면서 월마트와 의료 서비스의 연결성이 더욱 강해졌다. 월마트는 미국의 진단 의학 정보 업체인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스(Quest Diagnostics)’와 제휴해 코로나19 검사 테스트를 제공했다. 드론 서비스 제공 업체인 드론업(DroneUp)과 협력해 코로나19 셀프 진단 키트를 드론으로 배송하기도 했다. 이후 보험사 휴매나(Humana)와 협력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미국 연방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밖에 네오뱅크인 그린닷(Green Dot)과 제휴해 선불카드 출시, 머니그램(MoneyGram)을 이용한 송금 서비스, 미국 최대의 세금 신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잭슨 헤위트(Jackson Hewitt)를 통한 세금 서비스도 제공했다. 여기에서 월마트 플러스 멤버십이 있는 고객에게는 무료 배송, 처방전 발급 할인 등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 보험사, 은행, 의료 회사의 경쟁사로 마트가 꼽힐 수 있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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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확장의 두 갈래 길

생태계의 확장은 두 가지의 주요 경로가 있다. 새로운 B2C 부문으로 진입하거나 내부의 기능을 외부화하고 수익화해 B2B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먼저, 새롭게 B2C 부문으로 확장하는 경우는 대부분 오프라인 슈퍼마켓이 온라인 매장을 개설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슈퍼마켓은 멤버십, 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을 구축하면서 충성도를 높이고, 식료품 이외에 다양한 분야의 리테일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동시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그리고 플랫폼으로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성장시키는 경우도 있다. 즉, 인벤토리를 소유한 제3의 판매자가 플랫폼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이다. 이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사례를 통해 이미 성공이 증명됐다.

이에 반해 내부의 기능을 외부화하고 수익화해 B2B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업의 좋은 예는 영국의 오카도(OCADO)가 있다. 오카도는 신선 식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리테일 기업이다. 신선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 플랫폼 물류센터를 설계하고 활용하고 있다.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Ocado Smart Platform, 이하 ‘OSP’)에서는 먼저 재고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부족할 때 자동으로 공급 업체에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재고가 있는 상품은 직육면체 형태의 로봇이 큐브 위를 바쁘게 뛰어다니며 ‘그리드’에 저장된 상품을 들어 올려 패킹 단계로 이동한다. 패킹 단계에 도착한 상품들은 ‘그리퍼’라고 불리는 로봇에 의해 봉투에 포장되고, 마지막으로 포장된 상품은 ‘카고팟’이라는 자율 주행 자동차로 배송한다. 단순하게 보면 오카도는 리테일 e커머스 기업이지만 사실은 그냥 IT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신기술의 적용이 핵심이다.

최근 오카도는 OSP를 이용한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를 넘어서서 OSP가 필요한 기업에 e솔루션을 제공하는 별도의 사업을 발굴했다. 프랑스 식료품 리테일 기업인 카지노그룹(Groupe Casino), 스웨덴의 식료품 리테일 기업 ICA, 미국의 유통기업 크로거(Kroger), 캐나다의 슈퍼마켓 체인 소베이(Sobey)가 모두 오카도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기업 고객이다. 2022년 12월, 한국의 롯데쇼핑도 오카도의 OSP 도입을 발표했다. 또한 2030년까지 오카도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자브카는 아마존과 오카도 중 어느 경우에 가까울까. 먼저, 자브카가 새로운 B2C 부문으로 진입해 수익 다각화를 노린 사례는 다른 리테일 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 것이다. 그 밖에 오프라인 매장을 여러 방면으로 발전시켰는데 오프라인 매장의 미니 버전인 자판기를 출시해 자브카 PE 제품의 쇼케이스로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패스트푸드 부문 론칭을 통해 맥도날드의 맥모닝과 경쟁을 하는가 하면 유럽 최대의 물류 운송 기업 DHL과 협력해 편의점 기반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분야도 넘나드는데 ATM 서비스, 청구서 결제 서비스, 아동용 세이프 페이먼트 카드, 지자체 협력을 통한 도시 카드 등을 개발해 금융 분야로 기존 고객들을 끌어모아 편의성을 강조한 자체 결제 시스템과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또 원격의료 브랜드인 홈닥터(Home Doctor)와 협력해서 원격의료 상담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도 개발했다.

자브카의 4가지 주요 브랜드는 리테일 이외에 푸드 테크와 플랫폼 관련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자브카가 내부 기능을 외부화하고 수익화해 B2B 서비스로 제공한 예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브카는 폴란드 내에 8개 물류센터와 19개의 크로스 도킹(Cross Docking)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크로스 도킹은 물류센터로 입고되는 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분류 또는 재포장 과정을 거쳐 곧바로 다시 배송하는 물류 시스템으로 일종의 중개 기지 역할을 한다. 자브카의 물류센터와 크로스 도킹 센터는 일주일에 6일간 운영되고, 이 센터를 기반으로 폴란드 내 자브카 전 매장은 주문 후 24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자브카는 식료품 배달 서비스와 전자상거래를 위한 앱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자체 브랜드인 라이트(Lite)로 일반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서만 주문할 수 있는 다크 스토어(배송 전용 매장)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즉, 주요 거점으로 설계된 9개의 물류센터와 물류센터 사이를 중개해주는 크로스 도킹 센터, 지역 곳곳에 있는 다크 스토어를 핵심 인프라화하려는 것이다. 자브카는 이러한 거점을 타 사업자를 위한 클릭 앤드 콜렉트(매장 픽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브카 편의점 및 자브카 브랜드의 제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한 이후에 각 편의점과 다크 스토어로 가지러 갈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타 마켓플레이스에서 구입한 물건을 자브카에서 수령할 수도 있다. 자브카는 기존에 구축한 강력한 유통망과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온라인 쇼핑을 연계하는 솔루션을 B2B로 타 기업에 제공한다. 이는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 기반에서는 불가능한 기존 유통망이 가진 옴니채널 경쟁력에 기인한다. 온라인 쇼핑몰의 편의성을 취하고 싶으면서도 배송비를 아끼고자 하는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영리한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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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브카: 기술이 이끄는 편의점의 미래, 편의점이 이끄는 기술의 미래

IBM에 따르면 소비자의 27%, Z세대의 36%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쇼핑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75%는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화에 집중한다고 대답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을 보유하고 있는 자브카는 모바일 앱을 통해서 고객이 브랜드와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브카 앱을 다운로드한 수는 1000만 명이다. 유럽 전역에 있는 자브카 무인 매장 브랜드인 ‘자브카 나노’의 서비스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도 진행한다. 자브카는 퓨처 랩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Future Lab Accelerating Program)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브카는 대화형 3D 아바타를 만드는 폴란드의 스타트업 비르베(Virbe)와 협력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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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브카는 비르베의 솔루션이 제공하는 3D 아바타를 쇼핑 어시스턴트로 활용해 고객에게 개인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고 무인 매장에서 결제 등을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컴퓨터 비전 AI를 활용해서 무인 매장 운영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아이파이(AiFi)도 자브카의 중요한 협력 업체다. 아이파이는 독일의 슈퍼마켓 그룹 알디(Aldi), 프랑스의 카르푸에도 무인 매장 솔루션을 제공한 바 있다. 무인 매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타 경쟁 업체와 아이파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센서 기술 이용 여부에 있다. 아이파이는 센서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카메라만 사용하는 솔루션이다. 이는 설치 비용을 60%까지 절감해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인 기술이다.

아이파이는 무인 매장 기술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쇼핑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매장 분석도 진행한다. 기업은 아이파이의 매장 분석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최적화할 수 있다. 아이파이의 기술을 작은 편의점부터 대형 마트까지 다양한 크기의 매장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타 기업의 디지털 솔루션과의 연동이 쉽도록 API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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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브카는 이처럼 기술이 모두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기회를 제공하면서 무인 매장에 적용된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분야를 뛰어넘는 플레이어가 될 순간을 계속해서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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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서[email protected]

    독일 123팩토리 CEO

    필자는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123팩토리의 대표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스타트업, 글로벌 기업, 투자자,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글로벌 기업, 정부 기관 등 다양한 플레이어와 함께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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