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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번아웃 유발하는 잘못된 직무 설계
직원이 스스로 바꾸도록 지원하라

샤론 K. 파커(Sharon K. Parker),캐롤라인 나이트(Caroline Knight) | 409호 (2025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잘못된 업무 설계가 근로자들의 번아웃과 불만족을 유발하고 있다. 직원의 정신 건강과 웰빙을 개선해 참여와 몰입, 업무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SMART 업무 설계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이 모델은 근로자의 웰빙과 성과에 가장 중요한 특성을 크게 다섯 가지 차원, 즉 자극을 주는 업무(Stimulating work), 숙련도(Mastery), 자율성(Autonomy), 관계형 업무(Relational work), 견딜 만한 요구(Tolerable demands)로 정리한다. 이 모델을 사용해 HR 리더와 관리자들은 몰입을 방해하고 번아웃을 유발하는 업무의 면면을 파악하고 더 건강한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SMART 업무 설계 모델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기업은 팀의 업무를 재설계하고, 변경된 업무 설계에 맞게 인력 관리 시스템도 조정해야 하며, 이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리더의 역량을 기르고 운영상의 변화를 안내해야 한다. 또 직원들의 직무 창출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편집자주 |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5년 겨울 호에 실린 ‘Design Work to Prevent Burnout’을 번역한 것입니다


관리자는 직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생산성을 높게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많은 관리자가 직원들의 번아웃을 줄이고 웰빙을 개선하려고 할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명확한 해결책이 없는 경우 관리자들은 대개 직원 개개인을 고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과로한 직원에게 생산성 향상 팁을 제공하고 건강한 경계를 설정하라고 격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에게 점심시간에 마음 챙김 기술 훈련이나 요가 수업을 제공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렇게 직원을 고치려는 전략은 장시간 근무와 불합리한 업무량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번아웃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시급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다. HR 리더들은 업무 몰입도 저하와 번아웃이 생산성과 인재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7%의 근로자가 업무에서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느끼고 있으며 49%는 현재 직장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1 또한 번아웃도 만연해 있다. 2023년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심리학회는 특히 많은 젊은 근로자가 번아웃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8~34세 직원의 58%는 매일 엄청난 수준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답했다.2 몰입도가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원은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하며 한 명이 퇴사하면 대체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해당 직원 급여의 30%에서 200%까지의 비용이 든다.3

더 나은 접근법은 좋은 업무 설계를 통해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수십 년에 걸친 연구에 따르면 일자리가 자율성, 다양성, 사회적 지지 같은 긍정적인 특성을 가질 때 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만족도와 동기부여, 헌신도가 높아지고 성과도 향상된다.4 아울러 과도한 시간 압박과 같이 직원들에게 해를 끼치는 업무 특성을 최소화하는 것은 번아웃을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도전 과제가 있다. 업무 설계를 진정으로 개선하려면 리더는 30여 가지가 넘는 긍정적, 부정적 직무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정도의 디테일한 고려는 업무 설계의 미묘한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어떤 특성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업무 설계에 사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두 가지 모델은 적용하기 어렵고 매우 결정적인 이유에서 불완전하다.

1976년 조직 심리학자인 그레그 올드햄(Greg R. Oldham)과 리처드 해크먼(J. Richard Hackman)이 처음 도입한 직무 특성 모델은 업무 동기부여와 웰빙에 중요한 다섯 가지 특성을 밝혔다.5 그러나 이후 더 많은 특성이 확인됐으며 이 모델에서는 업무량과 같이 번아웃을 유발하는 직무에 대한 요구는 다루지 않았다. 그리고 2001년 등장한 직무 요구-자원 모델은 직무 요구를 다루긴 했지만 직무 자원(‘업무 특성’과 유사)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그 목록을 30가지 이상으로 확대했다.6

이 글에서는 SMART 업무 설계 모델을 소개한다. 이 모델은 직무 특성과 직무 요구-자원 모델을 종합해 근로자의 웰빙과 성과에 가장 중요한 특성을 크게 다섯 가지 차원으로 정리했다. 이 다섯 가지는 자극을 주는 업무(Stimulating work), 숙련도(Mastery), 자율성(Autonomy), 관계형 업무(Relational work), 견딜 만한 요구(Tolerable demands)다(앞 글자를 따 SMART).7 HR 리더, 관리자 및 직원은 이 모델을 사용해 몰입을 방해하고 번아웃을 유발하는 업무의 면면을 파악하고 더 건강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고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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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업무 설계의 핵심 요소

근로자가 흥미와 성취감을 느끼는 직무에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특징이 있다.

자극을 주는 업무는 다양한 임무를 주고 자신의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회와 도전적이고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극이 부족한 직무는 고도로 반복적인 임무 수행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개인의 기술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자극을 주는 업무는 직원들에게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직무 만족도, 참여도, 웰빙을 높인다.

숙련도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고, 동료나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자신의 업무가 큰 그림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파악할 때 이뤄진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좋은 성과를 내고 싶어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이고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숙련도가 부족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업무 성과가 저하된다.

자율성은 근무자가 언제, 어떻게 일할 것인지에 대한 통제력과 영향력을 갖도록 보장한다. 즉 자신의 일정, 주도권을 잡을 기회, 일상적인 의사결정 등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게 한다. 자율성이 높은 직원은 주인의식을 갖게 돼 더 창의와 혁신을 발휘하고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관계형 업무는 소속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존중한다. 이 욕구가 충족돼야 근로자는 조직의 일부라고 느끼고 성과를 잘 낼 수 있다. 관계적 업무는 사회적 지지, 사회적 접촉, 팀워크를 통해 직원들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직원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상사와 동료의 지지를 받는 직원은 압박감 속에서도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반면 직장에서의 연결과 지지의 결핍은 외로움을 초래한다.8

견딜 만한 요구란 근로자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노력의 수준을 의미한다. 업무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과도한 초과 근무를 해야 하거나, 고객이나 동료로부터 폭언을 당하거나, 우선순위가 상충되는 지시를 받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요구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직원들의 대처 능력을 넘어서는 극도의 압박감을 유발한다. 직원들의 번아웃을 방지하는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량을 주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범주는 서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업무를 설계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높은 업무 자율성은 아직 역할을 배우는 단계에 있는 직원보다 어느 정도 숙련도에 이른 직원에게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업무량이 과중하더라도 업무에 대한 자율성이 있고 동료의 지지가 있다면 견딜 만한 요구가 될 수 있다.

SMART 업무 설계 모델은 직무 설계와 관련된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는 개인과 관리자에게 통찰과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업무 설계 문제는 대체로 조직 내에서 체계적으로 발생하므로 리더가 이 모델을 사용해 업무 설계 문제를 진단하고, 업무 설계를 기업 정책과 정렬하고, 변화를 관리하고, 성과 관리를 개선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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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가지고 시작하라

업무 설계 개선의 첫 번째 단계는 직원 설문조사, 인터뷰, 관찰을 통해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가장 포괄적인 평가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한다.

조직에서는 직원 참여나 웰빙에 관한 일반적인 설문조사에 업무 설계에 관한 질문을 추가하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들이 개발한 설문조사 같은 독립적인 도구를 사용하면 심층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직원 인터뷰나 포커스그룹을 통해 후속 조치를 취하면 의사결정권자가 설문조사 결과의 맥락을 이해하고 개선 아이디어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의 자극 수준을 낮게 평가한 경우 면접관은 업무의 어떤 측면이 반복적이라고 느껴지는지, 이를 더 흥미롭게 만들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되는지 질문할 수 있다.

리더와 관리자는 직원을 관찰하면서 개인이 수행하는 업무, 상호작용 방식, 직면하는 요구 사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화난 고객들의 긴 줄을 관리하는 직원을 관찰하면 낮은 고객 응대 평가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사무실에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것을 관찰하면 관계형 업무 점수가 낮은 이유를 알 수 있다.

데이터와 관찰을 통해 주요 업무 설계 문제를 진단한 뒤 관리자와 직원이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솔루션을 적용한 뒤에는 SMART의 다섯 가지 차원을 다시 평가해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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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내용



■ 저자들은 SMART 업무 설계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하기 위해 세 가지 연구를 수행했다.

■ 먼저 다양한 직무 특성을 분류하기 위해 온라인 업무 설계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전 세계 1107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런 다음 고차 요인 분석을 사용해 SMART 모델 구조를 결정했다.

■ 저자들은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에서 모집한 709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종단 연구를 실시했다. 첫 번째 설문조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업무 특성에 대해 질문하고 고차 요인 분석을 사용해 모델 구조를 확인했다. 일주일 후 두 번째 설문조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업무가 얼마나 의미 있고 도전적인지, 소속감과 유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물었다. 일주일 후 세 번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자신의 업무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다시 물었다. 경로 분석을 통해 SMART 업무 특성, 의미 있고 도전적인 업무, 직무 만족도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MBA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108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업무 설계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관리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성과를 평가하도록 했다. 회귀 분석 결과 SMART 범주와 직무 성과 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MART 업무 설계 모델을 사용하는 5가지 방법

이제 이 모델을 회사 및 팀 수준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직원과 관리자 간 협업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 모델을 사용하면 가장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팀의 업무를 재설계하라. 조직이 업무 설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면 이를 조직 전체에 적용할지, 특정 팀에 집중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소규모의 국지적인 업무 설계 변경은 업무의 질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주의 8개 보건 기관이 필자들에게 연구를 의뢰할 당시 호주의 보건 및 사회 서비스 부문에서는 번아웃으로 인한 근로자 보상 청구가 증가하고 있었다. 이에 우리는 13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업무, 정신 건강 및 웰빙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9 조사 결과 5명 중 1명은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견딜 수 없는 요구도 일상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원들은 업무량을 잘 통제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책임도 명료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관찰 및 인터뷰 결과 일반적으로 소수의 직원이 매일매일 바뀌는,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업무에는 고객들을 목욕시키고 옷을 입히는 일, 가족 구성원의 정서적 필요에 부응하는 일, 컴플라이언스 서류를 기입하는 일, 신입 직원을 교육하는 일 등이 포함됐다.

우리는 각 조직마다 심각한 업무 설계 문제에 직면해 있으면서 관리자가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는 소수의 팀을 찾아냈다. 그런 다음 직원과 관리자에게 업무 설계에 대해 교육하고 업무 개선을 위한 제안을 도출하기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의 핵심 목표는 참여였다. 즉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업무 재설계를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직접 참여시키고자 했다.

노인 요양 시설에서 일하는 한 요양보호사 팀은 자신들의 스트레스 원인을 찾아냈다. 아침 인수인계 과정이 문제였다. 교대근무가 시작될 때마다 간호사가 요양보호사들에게 브리핑을 하는데 간호사가 다른 일에 매여 있으면 요양보호사들은 이 브리핑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이들은 입소자들의 요구 사항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방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숙련도 감소). 있지도 않은 브리핑을 기다리느라 업무 시작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고 간호사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하루 종일 일을 중간에 멈춰야 했다. 시간 압박이 증가해 업무 부담이 커지고 일에 대한 통제력도 떨어졌다(자율성 감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직원들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관계의 손상).

일선 직원들은 이 네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간호사가 아침 인수인계 시 일반적으로 전달하는 정보(예: 간호 요구 사항 변경, 당일 업무, 업데이트가 필요한 환자 차트 등)를 나열한 화이트보드를 직원 공용 공간에 설치하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을 적용하자 요양보호사는 직장에 도착하자마자 화이트보드를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필요한 핵심 정보를 가지고 즉시 교대근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화이트보드에 직접 내용을 추가할 수 있게 되면서 하루 일과가 더욱 다양해지고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기회도 생겼다.

후속 인터뷰에서 직원들은 업무 관련 요구가 더 견딜 만해지고 자율성, 숙련도, 관계가 향상됐다고 보고했다. 한 직원은 “RN(Registered Nurse, 정식 면허를 소지한 간호사)을 쫓아다니지 않고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트보드를 보기만 하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업무에도 좋고, 레지던트에게도 좋고, 우리에게도 좋다.”

인력 관리 시스템도 정렬(align)하라. 업무를 재설계할 때는 종종 인력 관리 관행과 정책에도 추가적인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업무 자율성을 성공적으로 높인 기업들은 더 광범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느꼈다. 가령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고 그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했다. 또한 업무 기술 개발과 같은 기준을 포함하도록 성과 평가 방식을 손질해야 했다.10

성공적인 인력 관리 시스템 정렬의 예로 업무의 질을 개선하고자 했던 한 대형 정부 기관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리더가 특정 팀들의 업무 설계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동안 인사팀은 SMART 모델을 사용해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비롯한 기관 전반의 정책과 관행을 개선했다.

매년 성과 면담을 할 때 관리자들은 직원의 태도, 기술, 능력이 목표 달성 여부를 전적으로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대개 ‘직원들을 고치는’ 전략을 썼다. 개인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제공하거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웰빙 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했다. 근로자와 관리자 모두 이런 업무 설계가 웰빙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이에 해당 기관은 먼저 관리자와 직원들을 교육해 면담을 할 때 SMART 모델을 사용해 개인별 성과를 안내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성과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잘못된 업무 설계 때문인지 살펴보라고 독려했다. 가령 고객을 신속하게 응대하는 데 있어 자율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알아보도록 했다. 또한 HR은 이런 면담이 직원 평가의 정기적인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성과 검토 템플릿을 업데이트했다.

업무 설계가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높아지자 관리자들도 팀원들의 업무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 직원은 ‘아하’ 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으로 관리자가 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재구성하게끔 유도했다. 이 직원은 대부분의 동료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온라인으로만 소통해 왔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고립감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업무 성과를 저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이런 인식을 공유하자 관리자는 정기 회의를 늘리고 대면 모임 일정을 더 많이 잡았다.

SMART 업무 설계를 위해 리더의 역량을 길러라. 리더와 관리자는 직원의 역할을 만들고 직원의 활동과 책임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들이 SMART 업무 설계를 이해하고 이 모델을 적용한다면 직원의 업무 몰입도 저하와 번아웃을 더 잘 해결하고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영진 교육 과정에 참여한 관리자들은 팀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팀 내 SMART 업무 설계 수준을 평가하는 임무를 받았다. 그런 다음 관리자들은 팀원들과 일대일 회의를 열어 각 개인의 설문조사 응답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관리자와 직원들은 함께 구체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개발한 뒤 테스트했다.

한 관리자는 더 자극을 주는 업무를 원하는 직원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탐색할 기회를 줬다. 또 다른 관리자는 주간 팀 회의 안건에 업무 설계를 추가했다. 매주 팀원들은 SMART 모델의 한 가지 측면에 대해 논의하고 해당 요소를 구축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SMART 모델로 리더를 교육하고, 앞서 언급한 대형 정부 기관 사례처럼 관리자의 성과 기대치를 설정할 때 업무 설계의 책임을 부여하고, 팀을 위해 좋은 업무를 설계한 관리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 모두 조직 전체의 업무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운영상의 변화를 안내하고 평가하라. 조직이 운영 방식에 변화를 도입하면 근로자의 참여와 복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을 배포할 때 업무 설계를 고려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근로자의 피해를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증거들이 있다.11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들은 대개 이러한 변화가 업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리더는 SMART 모델을 변화 관리 프로세스에 적용함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

반대 사례도 있다. 필자들은 광산에서 항구까지 광물을 더 효율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완전 자동화 열차를 도입한 한 광산 회사를 연구했다. 운전자는 수천 ㎞ 떨어진 곳에서 원격으로 새 열차를 운행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자동화 기술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500명 이상의 기관사를 해고하지 않고 그대로 인력을 유지했다.

그런데 막상 고장은 드물었고 남은 기관사들은 주로 열차를 닦는 등의 저숙련 업무를 수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기관사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직업에 불만족했고, 3분의 1 이상이 업무시간의 최소 절반은 지루함을 느꼈으며, 3분의 1은 1~2년 내에 다른 직장을 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기관사들의 일은 SMART의 세 가지 차원에서 조사 기준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극을 주는 업무, 숙련도, 자율성 측면에서 점수가 낮았다. 연구진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관사들은 운전할 기회가 거의 없어 운전 방법을 잊어버리고 있다고 느꼈으며 고장 난 열차를 수리해야 할 때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또한 창의적으로 사고하거나 생각할 기회도 드물어 업무의 난이도가 떨어지고 나머지 업무는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자동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었지만 많은 운전기사는 이제 자신이 ‘쓰레기 더미 위에 있다’고 느꼈다.

또한 기관사들의 역할이 명확하지도 않았다. 기관사들은 열차를 운전하지 않을 때 어떤 업무를 할 수 있는지 확실히 몰랐다. 이들은 회사에서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 했으며 이런 상황은 정기적인 피드백의 부재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상사는 필수적인 성과 검토를 제공하지 않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피드백을 제공했다.

결국 기관사들은 화물을 운송할 때 누렸던 독립성을 잃게 됐다. 전구 교체와 같은 사소한 작업을 할 때조차 감독관의 눈치를 보게 됐다. 그들은 환경, 일정, 작업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에 대해 아무런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고 느꼈다.

이 모든 진단 정보를 회사의 기관사, 현장 관리자, HR 직원과 공유해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그 결과 기관사의 역할은 신입 사원 교육 같은 의미 있는 업무로 확대됐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항구로의 교대근무가 허용됐다. 이 같은 변화와 기타 변경 사항들은 현재 진행 중이다.

앞으로 회사들은 어떤 변화를 도입하기 전에 SMART 차원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관련 질문을 던지고 직원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자동화가 직원들이 받는 업무 자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직원들이 전체 작업의 어느 정도까지 홀로 완수해 숙련도를 발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을까? 관리자는 변화 전후에 평가를 실시해 업무 설계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직원의 직무 창출을 격려하고 지원하라. 직무 창출(job crafting)이란 관료적인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과 개인에게 빠른 성과를 제공할 수 있는 상향식 업무 설계 방식이다. 연구에 따르면 직무 창출은 직무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12

직무 재구성은 개인의 주도성에 달려 있다. 사람이 아닌 업무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근로자를 교정하는 솔루션과는 다르다. 직원은 관리자와 협력해 자신의 강점, 능력, 경력 목표에 맞게 업무와 책임을 구체화할 수 있다.

관리자를 위한 온라인 직무 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참가자가 바로 그런 경험을 했다. 그는 자신의 직무의 SMART 차원을 평가했을 때 동료와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업무량으로 인해 직무 요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느꼈다.

이 참가자는 자신의 직무를 직접 창출하기로 결정했다. 실직자 상담이라는 직무를 만들고 이를 위해 고객과 그들의 친구 및 가족이 취업 성공 전략을 배울 수 있는 무료 이벤트를 열었다. 그는 이 아이디어가 자신이 추구하는 커뮤니티 구축의 가치와 일치한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

첫 번째 이벤트가 끝난 후 그는 참가자들로부터 실질적인 피드백을 수집했다. 피드백은 매우 긍정적이었고 참여도도 높았다. 그는 다음 이벤트에 자신이 관리 감독하는 지원 담당자를 참여시켜 업무를 공유하고 주인의식을 고취시켰다. 또한 피드백을 효율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마지막으로 업무량 문제도 해결했다. 회사 내 지원조직 담당자는 일주일에 이틀이나 사무실로 출근했고 출근 시 회의 참석에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다. 이를 한 달에 한 번, 가상 회의로 바꾸자 그가 참석해야 할 회의 시간이 줄어 들었고 리더 역시 이 담당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위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둘 다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근로자들이 번아웃과 불만족을 유발하는 잘못된 업무 설계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SMART 업무 설계 모델은 조직이 직원의 정신 건강과 웰빙을 개선하고, 참여도와 업무 성과를 높이며, 창의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업무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13

이 모델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리더와 관리자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변화가 필요한 측면을 파악한 후에는 적절한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에는 회사 정책 및 관행의 전면적인 변화를 통한 지역 또는 조직 전체의 업무 재설계가 포함될 수 있다.

또한 SMART 업무 설계를 리더십 역량 프레임워크와 변화 관리 모델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면 관리자와 상사는 사람들을 이끌고 변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직원과 관리자가 처음부터 업무 개선을 위한 직무 기술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조직이 어떤 전략을 채택하든 직원, 관리자, 기타 이해관계자가 협력해 새로운 업무 설계를 개발해야 한다.

이렇게 근로자가 조직에 몰입하지 못하는 시대일수록 건강하고 생산적인 업무가 더 절실하다. SMART 업무 설계 모델은 조직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샤론 K. 파커(Sharon K. Parker)

    커틴대의 혁신적 업무설계센터 소장이며 경영 및 법학부의 존 커틴 조직행동학 석좌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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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롤라인 나이트(Caroline Knight)

    캐롤라인 나이트는 퀸즐랜드대 경영대학원의 선임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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